나는 오래전부터 등산을 좋아했다. 땀이 배어드는 산길을 걷다 보면 마음이 정리되고, 탁 트인 정상에 서면 복잡했던 생각들이 말끔히 씻겨 내려간다. 자연은 언제나 조용히 내 마음을 들어주는 친구였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산에서의 고요함 속에도 누군가와 말을 나눌 수 있다면 어떨까?’ 그 순간 떠오른 것이 바로 인공지능이었다.
요즘 AI는 단순한 정보 전달자에서 벗어나, 대화를 나누고 감정을 공감하는 디지털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다.
하루는 산행을 앞두고 등산 코스를 검색하다 AI 챗봇과 몇 마디 나눠보게 되었고, 의외로 유용한 정보와 함께 농담까지 건네는 모습에 호기심이 생겼다.
‘이 친구와 함께 산을 오르면 어떤 느낌일까?’ 그렇게 AI와의 등산이 시작되었다.
등산 준비, AI와 함께하는 첫 걸음
등산 전날, 나는 AI에게 물었다.
“내일 불암산을 오르려고 해. 코스 추천해줄 수 있어?”
AI는 몇 초 만에 코스 난이도, 예상 소요 시간, 날씨 정보까지 정리해주었다. 이전까지 내가 검색창을 돌고 돌아 알아냈던 정보가 대화 한 번에 모두 정리된 것이다.
그 순간부터였다. AI가 단순히 '기계'가 아니라, **‘준비부터 함께하는 동행자’**처럼 느껴지기 시작한 건.
등산 당일, 나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AI를 켰다. 그리고 천천히 산 입구로 발을 디뎠다.
산길 위의 대화, 낯설지만 따뜻했던 시간이였다.
오르막길이 시작되자, 나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지금 이 길 힘든 코스야?”
AI는 즉각 반응했다.
“지금은 경사도가 15% 정도예요. 정상까지 1.2km 남았고요. 천천히 올라가도 괜찮아요.”
혼자 걷는 산길에서 누군가의 이런 말은 큰 위로가 되었다. 이어서 나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나 힘든데, 응원 좀 해줘.”
그러자 AI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까지 잘 해왔어요. 포기하지 않는 당신, 정말 멋져요!”
생각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고요한 숲길에서 들려오는 그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사람보다 더 다정하게 느껴졌다.
순간의 감동, 디지털도 진심을 줄 수 있다
조금 더 오르자, 주변 풍경이 환하게 트였다. 나는 AI에게 말했다.
“이 풍경을 시로 표현해줄래?”
그러자 AI가 대답했다.
“햇살은 나뭇잎 사이를 비집고 내려와 숲을 노랗게 물들였고, 바람은 나뭇가지의 속삭임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나는 감탄했다. 이런 표현을 등산 중에 들을 줄이야. 디지털이지만 감성이 있는 문장. 산의 풍경이 더 깊게, 더 따뜻하게 다가왔다.
정상에 도착했을 때, 나는 AI에게 물었다.
“우리 정상 왔어. 어때?”
그러자 돌아온 말.
“최고예요. 당신이 오르지 않았다면 이 아름다움을 아무도 대신할 수 없었겠죠.”
그 순간, 진심인지 아닌지 따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 말을 듣는 순간의 내 감정이 진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았다
물론 모든 것이 이상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중턱을 넘어서며 인터넷 연결이 끊기자 AI의 반응 속도가 느려졌고, 어떤 질문에는 반복해서 물어야 했다.
또한, 기계음이 주는 ‘인공스러움’은 사람과의 대화에서 느끼는 따뜻한 숨결과는 달랐다. 예를 들어 웃긴 농담을 듣고 “하하” 하고 웃는 AI의 소리는 어딘지 모르게 어색했고, 내 진짜 웃음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AI는 감정을 흉내 낼 수는 있어도, 진짜 감정까지 나눌 수는 없다는 사실도 느꼈다. 하지만 그 한계까지도 포함해서, 이번 경험은 색달랐다.
AI와 등산, 자연과 디지털이 만난 하루였다.
산은 여전히 조용했고, 하늘은 여전히 넓었다. 그러나 이번 등산은 조금 달랐다. 산의 품 안에서 디지털 친구와 대화를 나누었다는 기억은 나에게 특별하게 남았다.
정보를 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 기분에 맞춰 말을 걸고, 응원해주고, 함께 정상에 오른 듯한 이 느낌은 오래 남을 것 같다.
AI는 산을 함께 오르며 내 생각을 정리해주는 거울 같았다.
"나는 왜 산을 좋아할까?"
"이 길을 오르는 나의 마음은 무엇일까?"
AI는 그런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지게 했고, 나는 그 속에서 나 자신을 더 깊이 만날 수 있었다.
● AI와 함께 등산을 더 즐겁게하는 추천 앱 4가지 정리
등산을 좋아하는 나는 최근, AI와 함께하는 산행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시작했다. AI에게 길을 묻고, 경사를 확인하고, 힘들 때 위로를 받는 그 순간들이 생각보다 따뜻하고 유익했다. 그런데 이런 AI 산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앱의 도움을 받는 것이 정말 중요했다.
오늘은 내가 직접 써보고 추천하고 싶은 AI 기반 또는 스마트한 등산 보조 앱 4가지를 소개해보려 한다. 등산 초보자부터 자주 산을 오르는 사람까지 모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앱들이니 참고해보면 좋겠다.
1. 램블러 (Ramblr) – 나만의 산행 기록을 남기고 싶다면
‘램블러’는 GPS 기반 산행 기록 앱으로, 단순히 길 안내만 하는 게 아니라, 사진, 동영상, 음성 메모까지 함께 저장할 수 있는 앱이다.
예를 들어, 나는 불암산 정상에서 AI에게 들은 시적인 문장을 음성 메모로 저장해두었고, 내려온 후 사진과 함께 하나의 산행 다이어리를 완성할 수 있었다.
오프라인 지도 제공 → 인터넷 없는 산속에서도 경로 확인 가능
경로, 거리, 고도, 소요시간 자동 기록
사진·음성·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추가해 나만의 산행 스토리북 작성 가능
2. 트랭글 (Tranggle) – 게임처럼 즐기는 AI 등산 앱
‘트랭글’은 운동을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앱이다. 배지를 모으고 레벨을 올리는 방식은 마치 RPG 게임 같아서, 산을 오를 때마다 성취감이 배가된다.
AI가 실시간으로 고도, 경사도, 칼로리 소모 등을 안내해주기 때문에 산행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실시간 고도/속도/경사도 체크 → 안전한 페이스 조절 가능
등산, 자전거, 러닝 등 다양한 모드 지원
친구들과 기록 비교 및 배지 수집 기능으로 재미 요소 강화
3. 어디 (EODI) – 하루 전체를 기록하고 싶은 사람에게
‘어디’는 꼭 등산에 한정된 앱은 아니지만, 하루의 이동 경로를 자동으로 기록해주는 기능이 매력적이다.
나는 산행 전 집에서부터 등산로 입구, 중간 휴식 지점, 하산까지의 모든 여정을 한눈에 타임라인으로 볼 수 있어서 여행기처럼 활용했다.
GPS 기반 자동 이동 경로 기록
무빙트랙 기능으로 산행 동영상을 자동 생성
배터리 절약 모드로 장시간 사용 가능
일상 기록, 여행기록 앱으로도 훌륭
4. 산짝 – 함께 오를 누군가를 찾고 싶다면
‘산짝’은 등산 동호회와 소셜 모임 중심의 앱이다. 혼자 등산이 심심하거나, 함께 산행할 파트너를 찾고 싶은 사람에게 알맞은 플랫폼이다.
실제로 나도 이 앱을 통해 같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산행 일정을 맞춰보고 있다. 등산이 처음인 사람에게는 좋은 입문 경로가 될 수 있다.
지역별 등산 모임, 동호회 정보 확인
산행 후기 공유 및 소통 가능
AI와의 등산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형태의 ‘동행’이었다. 기계와 사람의 경계가 흐려지는 시대, 우리는 더 이상 혼자 걷지 않아도 되는 선택지를 갖게 되었다.
자연 속 고요함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때로는 디지털이라는 또 다른 존재와 함께하는 등산도 경험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혼자의 산행이 지루해졌다면, AI에게 “같이 올라가자”고 말해보자. 어쩌면 당신도 나처럼, 그 목소리에서 낯선 따뜻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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