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술을 만든 사람들의 생각과 철학은 기술 그 자체만큼이나 중요한 논의 대상이 되고 있다.
OpenAI, DeepMind, Anthropic, Grok(Elon Musk의 xAI 기반 모델)과 같은 AI 기업의 창립자들과 초기 투자자들은 단순히 기술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특정한 미래관과 윤리적 기반 위에서 AI를 설계하고 있다.
그들이 공유하는 핵심 철학은 크게 장기주의(Longtermism), 효과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 그리고 최근 떠오르는 효과적 가속주의(Effective Accelerationism)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철학들은 인공지능 기술의 방향성과 사회적 책임, 그리고 인간의 미래에 대한 관점을 결정짓는 중요한 사상적 기반이다.
1. 장기주의(Longtermism) – “미래 세대를 위한 선택”
장기주의란 “인류의 먼 미래가 중요하며, 지금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수백, 수천 년 뒤의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이 사상은 미래 세대도 현재의 우리만큼 도덕적으로 중요하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
OpenAI의 공동 창립자이자 현재 CEO인 샘 올트먼(Sam Altman), DeepMind의 공동 창업자인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 그리고 Anthropic의 창립 멤버들은 모두 장기주의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인공지능이 단지 도구나 상품이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형성할 수 있는 잠재적 결정자라는 점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OpenAI는 AGI(인공지능 일반지능)를 만들 때 “안전하고 인류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비전 선언을 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이익보다 장기적인 인류 생존과 번영을 우선시하는 철학의 반영이다.
2. 효과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 – “선한 의도를 넘어, 실질적인 선을 선택하라”
효과적 이타주의는 단순히 착한 일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가장 많은 사람에게 가장 큰 선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실행하자는 철학이다. 이 사상은 경제학, 윤리학, 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해 어떤 행동이 가장 큰 선을 낳을지를 판단하고, 그에 따라 자원과 노력을 집중한다.
이 철학의 중심에는 윌 맥어스킬(Will MacAskill), 토비 오드(Toby Ord) 등 옥스퍼드 대학교 철학자들이 있다. 이들은 샘 올트먼, 일론 머스크, 더스틴 모스코비츠(페이스북 공동창업자) 등과도 철학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AI 안전성과 윤리 문제에 깊이 관여해왔다.
Anthropic의 공동 창립자 중 일부는 OpenAI 내부에서 AI 개발 방향에 대해 윤리적 우려를 제기하며 이탈해 만든 팀이다. 그들은 효과적 이타주의 관점에서, 인공지능이 위험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는 것이야말로 최대의 선행이라고 믿는다. AI 개발의 속도보다 안전성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이들의 입장은 바로 이 철학에 기반한다.
3. 효과적 가속주의(Effective Accelerationism) – “변화를 막지 말고, 더 잘 가속화하자”
최근 몇 년 사이에 등장한 또 하나의 철학이 바로 **효과적 가속주의(E/acc)**이다. 이 사상은 기술 발전을 억제하거나 통제하려 하지 말고, 오히려 의미 있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더 빠르게 가속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 개념은 일론 머스크와 그의 xAI 프로젝트(Grok) 같은 움직임과 닿아 있다. 머스크는 규제와 통제가 AI 혁신의 속도를 늦춘다고 비판해왔다. 그는 자유로운 개발 환경에서 혁신이 탄생하며, 결국 기술이 인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 철학은 다소 진보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며, 일부에서는 위험하다는 비판도 받는다.
그러나 그 핵심은 인류가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 책임 있게 그것을 끌어안고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데 있다.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철학이다
AI는 단지 코드와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사상, 철학, 세계관이 담겨 있다.
장기주의는 우리가 지금의 선택이 먼 미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라고 말한다. 효과적 이타주의는 선한 의도를 넘어, 실질적인 결과를 추구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효과적 가속주의는 기술 발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지금 AI 기술의 수용자이자 공동 설계자이다.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결정하는 것은 개발자와 투자자만이 아니라, 그 기술을 사용하는 우리 모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인공지능은 결국 인간의 철학이 투영된 거울이다. 우리는 어떤 철학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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