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함께하다

AI가 2,000년 잠든 지식을 깨우다 고대 그리스 두루마리 해독 성공의 의미

아침빛오늘 2025. 6. 19. 10:03

 



인류는 오랜 시간 동안 과거의 지혜를 되살리는 데 힘을 쏟아왔다.
잃어버린 문명, 손상된 사본, 바래진 언어는 모두 시간이 만든 미스터리였다.


그중에서도 기원전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매몰된 ‘헤르쿨라네움 두루마리’는 가장 신비로운 고대 유산 중 하나였다.

두루마리는 화산재와 열로 인해 숯처럼 검게 그을렸으며, 손으로 펼치는 순간 부서질 만큼 취약했다.
수백 년 동안 학자들과 고고학자들이 도전했지만, 누구도 내부 내용을 들여다보지 못했다.

하지만 마침내, 인류는 AI 기술을 통해 이 고대 두루마리의 글자를 읽는 데 성공했다.
이는 단순한 해독이 아닌, 기술과 인문학의 경계를 허무는 역사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1. ‘헤르쿨라네움 두루마리’란 무엇인가
헤르쿨라네움은 고대 로마 제국의 도시로,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 당시 화산재에 뒤덮이며 고스란히 매몰되었다.


이곳에서 발견된 1,800여 개의 두루마리는 당시 철학자 필로데모스의 저작으로 추정되며, 고대 그리스 문학·철학의 원형을 간직한 유산이다.

문제는 이 두루마리가 화산열로 인해 완전히 탄화되어 펼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수세기 동안 보존 상태는 유지되었지만, 그 안의 내용을 확인할 수 없어 ‘읽을 수 없는 책’으로 남아 있었다.

2. AI는 어떻게 이 두루마리를 읽었는가
2023년, 하버드·MIT·네바다 대학 등의 협업을 통해 ‘베수비오 챌린지(Vesuvius Challenge)’라는 프로젝트가 출범되었다.
이들은 고에너지 엑스레이 기술인 **XCT(X-ray Computed Tomography)**를 활용하여, 두루마리 내부 구조를 스캔한 뒤,
딥러닝 모델을 활용해 숯 속에 숨어 있는 잉크의 미세한 흔적을 감지하고 문자를 분리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 인공지능 모델은 2024년, 마침내 두루마리 한 권에서 그리스어로 쓰인 철학적 문장 약 15개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술이 단순히 ‘읽는 기계’를 넘어, 사라진 언어의 복원자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3. 해독된 문장의 내용과 그 의의
해독된 문장은 “쾌락은 인생의 선이다” 같은 고대 그리스 철학의 핵심 개념을 담고 있었다.
이는 에피쿠로스학파와 관련된 사유로 추정되며, 우리가 알고 있던 고대 철학의 이해에 새로운 시각을 더해주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이 문장들이 단지 고고학적 흥미를 넘어서 현대 철학적 사유와도 연결된다는 점이다.
기술이 단절된 시대와 현재를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AI 해독 성공은 기술의 승리이자, 인문학의 부활이라 말할 수 있다.
그동안 디지털 기술은 속도, 효율, 자동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이번 사례는 기술이 ‘기억의 복원’이라는 인문학적 사명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이는 전통적 학문과 최신 기술이 협업할 때 얼마나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교본이 되었다.
철학, 언어학, 컴퓨터 과학, 물리학이 융합되어야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전 세계에는 아직 열리지 않은 수천 년의 두루마리가 남아 있다.
앞으로 AI 기술이 더 정교해진다면, 잃어버린 문명과 지식을 되살리는 일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과거의 이야기가,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통해 되살아날 날이 머지않았다.

기술은 미래를 창조하는 도구일 뿐 아니라, 과거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눈이기도 하다.
고대의 사상과 문명이 다시 말을 걸어오고 있다.
그 목소리를 듣는 것은 이제 우리와 AI의 몫이다.